- 죽음의 덫이 아니라 삶의 도전으로 -

<strong>&lt;송충근 KMS 마약전문기자&gt;</strong>
<송충근 KMS 마약전문기자>

[칼럼=KMS뉴스] = 송충근 마약전문기자 = 최근 어느 유명 영화배우의 극단적 선택 소식이 세상에 알려져 주위 사람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고 있다.

이 배우는 재능과 외모를 겸비한 스타였으나, 마약 투약 혐의로 삶의 희망을 잃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다. 이런 비극은 우리 사회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자살 1등 국가이자, 마약중독자 100만명 시대를 맞이했다. 이는 우리 사회가 마약 문제에 대해 얼마나 무지하고 무관심한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마약을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마약은 투약자의 건강을 파괴하고, 가족과 사회와의 관계를 끊고, 범죄와 폭력을 야기한다. 마약은 죽음을 부르는 악마의 덫이다. 그래서 우리는 마약을 철저히 규제하고, 처벌하고, 배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이 국민 모두의 생각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마약투약자는 살인자가 아니다. 사형선고를 받은 죄인도 아니다. 또한 무기징역의 죄수도 아니다. 그들은 마약에 의해 삶의 통제력을 잃고, 고통과 고독에 시달리는 환자이다. 그들은 도움과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다.

멍청한 지도자들이 헛발질로 국민이 죽어가고 있다. 마약환자를 살리기위한 법안(마약류등의 중독증제거및 재발방지를 위한 평생교육지원에 관한법률 안)까지 발의되어 있으나 공무원들은 관심이 없다. 체포한 마약중독자(1년 2만여명)를 모두 교도소에 보낼 수도 없다. 교도소 증축 속도는 마약범죄의 증가 속도를 추월하지 못한다.

재활이 답이다.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어 가정을 살려야 한다. 이제 비범죄화 마약정책으로 가야 산다. 단순투약자는 비범죄화하고, 이해하고 지원해야 한다. 포르투갈은 2001년부터 모든 마약의 사용과 소지를 비범죄화했다.

단순투약자는 더 이상 법정에 서지 않고, 재활 위원회에 출석한다. 마약중독자는 더 이상 감옥에 가지 않고, 재활과 교육을 받는다. 더 이상 사회의 적이 아니고 동료이다.

이러한 정책의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긍정적이다. 마약중독자의 수는 감소했고 마약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줄었다. 에이즈와 B형 간염 등의 감염병은 감소했고 관련범죄는 감소했다. 마약 예산은 절감되었고, 마약 정책은 국제적으로 모범이 되었다.

이러한 성과에 감명받은 나라들이 많다. 미국의 오리건 주는 지난해 11월, 포르투갈과 유사한 마약 비범죄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캐나다, 멕시코, 스위스, 체코, 우루과이 등도 마약 비범죄화를 시행하거나 추진하고 있다⁴. 이들은 마약을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로 보고, 단순투약자를 범죄자가 아니라 환자로 규정했다.

12시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 통행금지를 해제하면 범죄가 난무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경제성장의 동력이 되었다. 장발 단속을 하지 않으면 비행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개성이고 멋이 되었다.

마찬가지로, 마약을 비범죄화하면 사회가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편견이고 오해이다. 마약을 비범죄화하면 사회가 더 건강하고 안전하고 행복해질 것이다.

어느 유명 영화배우의 극단적선택이 안타까운 까닭은 그 사람의 혼자만의 일이 아니고 나, 우리 가족, 국민 모두의 문제이다. 남의 일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마약을 죽음이 아니라 삶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마약을 삶의 도주가 아니라 삶의 도전으로 삼아야 한다.

마약은 죽음이 아니라 삶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그 삶은 우리가 존중 받고 도움받고 행복한 삶이어야 한다. 그 삶은 우리가 살아가고 싶은 삶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마약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을 바로잡고, 마약투약자에 대해 비난과 차별이 아니라 이해와 지원을 해야 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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