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정쩡하게 하려면 처음부터 시작을 마십시오-

<사진= 구름을 밭갈듯이>

[독자칼럼=LPN로컬파워뉴스] 지난 13일 ‘구름을 밭갈듯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근무를 마치고 귀국해 공식적인 대권 행보에 나섰다. 13일에는 국립 서울 현충원을 찾아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그리고 설 연휴가 끝나면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겠다는 구상이다.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은 망망대해를 운항하던 배가 폭풍우 속에서 삼각파도를 만난 꼴이다. 태산 같은 파도가 때리는 바람에 문짝이 찌그러 지고 물이 새들어 오고 선실내부가 엉망진창 뒤죽박죽이다. 선원들은 통제가 안 될 정도로 저질들이고 혼란 통에 선상반란이 일어나 선장까지 묶어 놨다.

배가 깨질지 침몰할지 무슨 비극적인 사태가 닥칠지 모를 긴박한 상황인데도 이놈 저놈 깜도 안 되는 놈들이 나서서 자기가 선장을 해야 한다며 눈들이 시뻘게서 날뛰고 있다. 해적의 똘마니, 건달, 사깃꾼, 덜떨어진 놈, 패륜아...

모두들 제 분수도 모르고 설치는 바람에 승객들은 모두 불안에 떨고 있다.

파란 하늘에 흰 구름 아름답고 바다가 잔잔해서 배가 쪽빛 카페트 위를 달리는 것 같이 한가롭고 평화로운 때라면 오죽 좋겠는가? 선장이 인자하고 너그럽고 모든 사람이 화기애애한 가운데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하면 그 이상 다행인 일이 없겠지.

그러나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다르다. 선장이 天氣도 짐작하고 사나운 폭풍과 태산 같은 파도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험난한 파도를 헤쳐 나가며 피해를 최소화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과 지혜, 용기, 카리스마가 넘치는 사람이어야 한다.

때로는 벽력같은 소리를 질러 선상의 혼란을 잠재울 수 있을 만큼 무서운 데가 있어야 한다. 선상반란을 일으킨 자는 가차 없이 처리할 수 있는 사람 이라야 한다. 명령을 어기는 자, 조직을 파괴하려는 자를 가려내 선내에 유폐시킬 수 있을 정도의 냉철함과 용기와 배짱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다음 대통령 선거에 나오겠다는 사람들을 보면 마치 꿀 종지에 개미 꼬이듯 고만고만한 잔챙이들 뿐이다. 그중에 대부분은 국가관도 안보관도 시국관도 명확하지 않고 심지어 어떤 사람은 여기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대통령을 뽑는 줄 알고 뛰는 자도 있다. 이름은 몰라도 패륜아로 세상에 명성을 떨친 자도 끼어 있으니...

대통령은 아무나 하나? 국가관과 안보관부터 확고해야하지 않겠는가?

새빨간 놈도 불그레 죽죽한 놈들도 다 뛰겠다니. 어느 누가 쉽다고 했나?

그나마 반기문이 귀국해서 대선에 뛸 것 같다고 하니 그에 대한 관심들이 적지 않다. 여러 가지 말들이 있었지만 대선 판도에 파장이 일 것 같다.

1/12일 그가 공항에 도착해서 발표한 귀국 메시지를 읽으며 생각했다.

그가 한 여러 가지 말 가운데 광장의 민심과 자신의 권력의지에 관해 밝힌데 대해 궁굼증을 갖게 됐다. 언뜻 들어 넘긴다면 그럴싸한 것 같아도 되새겨 보면 이것이냐 저것이냐가 분명치 않은 걸치기 화법이라고 느꼈다.

“역사는 2016년을 기억할 것입니다. 광장의 민심이 만들어 낸 기적,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하나가 됐던 좋은 국민을 기억할 것입니다. 광장에서 분출된 국민의 열망을 결코 잊으면 안 될 것입니다.“라고 했다.

위에서 지적한 ‘광장의 민심’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방송신문 정치모리배들이 만들어낸 허위 조작 선동에 놀아난 소위 대규모 촛불시위를 말하는가?,

아니면 나라야 망하든 말든 선전선동에 앞장선 언론과 정치꾼들 때문에 망해 가는 국가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태극기를 들고 도심을 메우고 있는 애국세력의 함성을 가리키는가?

또 당신이 말하는 민심의 기적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촛불시위에 놀란 정치권과 검찰이 대통령을 조사조차 않고 탄핵 소추한 위법적인 것이 기적 이라는 것인가?, 당신은 방송신문 정치모리배들이 어떤 허위 사실을 만들어 유포시키고 얼마나 심각한 편파적인 태도로 국민을 선동해 왔는지 아는가?

“많은 분들이 저에게 권력 의지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분들이 말씀하시는 권력 의지가 이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묶어서 다시 세계 일류국가로 만드는 데 노력을 하는 그런 의지가 있냐는 거라면 저는 분명히 제 한몸을 불사를 각오가 돼 있다고 말씀드렸고 그 마음에 변화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이 말씀하시는 권력 의지가 소위 남을 헐뜯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권력을 쟁취하겠다 그런 것이 권력 의지라면 저는 권력 의지가 없습니다.“라고 했다.

반기문 선생, 이 말씀이야 말로 허망하기 짝이 없는 말씀입니다. 불행하게도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판은 10년 전 당신이 UN으로 가시던 때와는 전혀 달라졌을 뿐만 아니라 퇴보에 퇴보를 거듭해 왔다는 것을 아십시오.

남을 헐뜯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권력을 쟁취하겠다. 내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어떻게 되든 나라가 망하든 관계없이 죽기 살기로 헐뜯고 모략하고 목숨이라도 바치겠다는 풍조로 바뀐지 오래 됐습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국가 망조(亡兆) 사태도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서라면 적과의 동침과 적의 하수인 노릇도 서슴치 않을 정치세력이 불순세력과 기득권 부패세력들과 한패가 되어 불을 지른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아마 반 선생에게 권력의지 운운한 사람은 반 선생이 영광 없이 상처만 안게 되고 대통령 출마를 후회하게 될 것을 우려했던 말이 아니었을까.

진정으로 당신을 위하는 마음에서 재고하라는 충고의 말을 에둘러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이왕 나설 바에야 악착같이 싸워서 이겨야 합니다. 이겨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독하게 하고 장렬하게 목숨 바칠 각오를 해야합니다. 대권을 잡기 위해 목숨을 바치려는 소인배들과는 달리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는데 목숨 바칠 각오를 해달라는 부탁입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어정쩡하고 뜨뜻미지근하게 하시려면 시작을 말고 처음부터 그만 두십시오. 그것이 반기문 개인과 국가를 위한 길입니다.

귀국 메시지를 보고 우려하는 마음이 들어서 하는 고언(苦言)입니다.

[출처] 반기문 선생에게 드리는 고언(苦言)|작성자 wisely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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