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LPN로컬파워뉴스] 홍준용 기자 = 국회사무처는 오늘(29일) 오전 11시 국회의사당 중앙홀에서 제70주년 국회개원기념식을 개최했다. 아래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기념사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국회의장 정세균입니다.

오늘 우리 국회의 일흔 살 생일을 기리고 자축하는 자리에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셨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의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귀한 걸음 해주신 김수한 전의장님과 박관용 전의장님, 김원기 전의장님, 임채정 전의장님, 김형오 전의장님께도 감사와 환영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2년간 부족한 저를 정성껏 보좌해주신 김성곤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회 가족 여러분, 그리고 새로 한솥밥을 먹게 된 국회미래연구원 구성원 여러분 모두 반갑고 고맙습니다.

국회 가족 여러분,

오늘은 대한민국 국회 개원 70주년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1948년 5월 31일, 첫걸음을 뗀 우리 국회는 현대사의 굴곡과 풍랑을 온몸으로 헤쳐 오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운명을 함께해왔습니다.

때로는 군홧발에 짓밟히기도 했고, 때로는 통법부란 오명에 시달리기도 했으며, 또 때로는 국회 내부의 갈등과 대립으로 길을 잃고 표류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회는 지난 70년간 국민의 곁을 올곧게 지켜왔고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로서 제 역할을 해왔습니다.

대한민국의 국호를 정하고 헌법을 제정한 곳도 국회였고, 산업화 시기 경제발전의 제도적 기틀을 마련한 곳도 국회였습니다.

정부수립 이후 추진된 친일청산 작업과 4.19 혁명을 뒷받침하고, 5.18 등 과거사의 진상 규명과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받아 안은 곳도 국회였습니다.

국가균형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반이 된 지방자치제도를 도입하고, 견제와 균형, 대화와 타협의 정신으로 대한민국의 내일을 일궈온 우리 국회였던 것입니다.

이러한 70년의 역사를 기리는 기쁘고 벅찬 순간이지만 마음 한편이 여전히 무거운 것도 사실입니다.

아직도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기보다는 국민이 정치를 더 걱정하는 상황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장 취임 일성으로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가 되자고 말씀드렸던 이유입니다.

국회 가족 여러분,

임기의 절반을 채운 우리 20대 국회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국민의 요구에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사의 위기 속에서도 대한민국이 순항할 수 있었던 것은 

헌법정신을 지키기 위해 합심했던 여야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여야의 협력은 일하는 국회로도 발현되었습니다.

군부독재의 거수기 노릇에 그치던 시절에는 한해에 많아야 100건의 법률안을 처리했지만, 20대 국회 2년의 법률안 처리실적은 3,500여건으로 역대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초당적 외교도 빛을 발했습니다.

북핵문제 해결과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국회사상 최초로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단이 함께 미국을 방문하는 등 공동체 위기 앞에서 당파를 초월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또한 중장기 국가전략의 산실이 될 국회미래연구원을 설립한 것도 20대 국회의 주요 성과라 하겠습니다.

이 외에도 국회의원 특권내려놓기, 국회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등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도 경주해왔습니다.

국회 가족 여러분,

이러한 결실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도, 의장 혼자만의 힘으로 이뤄낸 것도 아닙니다.

함께 일하는 국회, 국민에게 신뢰 받는 국회를 위해 달려온 여러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침이면 의장과 함께 머리를 맞댔던 여야 원내대표님들,

치열한 갑론을박 속에서도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잃지 않았던 의원 여러분,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과 열정을 쏟아낸 국회 사무처와 소속기관 임직원 여러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 국회가 국민의 기대에 온전히 부응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변화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20대 전반기 국회의장으로서 그리고 23년째 국회를 지켜온 구성원으로서

여러분께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새로운 대한민국의 문을 여는 역사의 주역이 됩시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한겨울 삭풍이 횡횡하던 한반도에 평화의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어렵게 만들어낸 역사적 호기를 결코 놓쳐서는 안 됩니다.

17대 국회부터 10여년을 준비해온 개헌문제도 이제는 매듭을 지어야 합니다.

우리 20대 국회는 87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개헌특위를 구성하고 지난 1년 반 동안 충분히 논의해왔습니다.

이젠 결단만 남았습니다.

서로 부족한 것은 지적하고 채워주되 역사의 돛을 올리는 일에는 여야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둘째, 민생을 살리고 국민의 뜻을 받드는 국회가 됩시다.

한반도에는 봄기운이 가득하지만 아직 우리 국민의 삶 구석구석까지 온기가 퍼져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높은 실업률과 소득양극화는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있고, 인구절벽과 기회불균등의 현실은 지속가능한 미래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또한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삶을 지켜주지 못하는 정치는 국민에게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꼭 명심해주시길 바랍니다.

셋째, 협치는 민주주의의 기초입니다.

조용한 민주주의는 없습니다.

국회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해와 요구가 소용돌이치는 곳이며, 다름 속에서 공존을 모색하는 공간입니다.

대화와 타협으로 건너지 못할 강은 없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상호존중과 협치의 정신을 지켜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국회 가족 여러분,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국회가 70주년을 넘어 100년의 역사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함께 손 맞잡고 전진해야 합니다.

비록 저는 오늘 의장의 무게를 내려놓지만 국회가 진정한 민의의 전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여러분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회의 역사가 영원히 이어지길 바라며, 함께하신 여러분의 건승과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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