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조 논설위원>
(前KBS 제1기 기자)

[칼럼=LPN로컬파워뉴스] 한우조 논설위원 = 참된 자부심을 갖는 사람은 부끄러움이 없는 법이다.

담담한 어투에 맑으면서도 빛나는 눈빛으로 머리, 가슴, 온몸으로 실천하며 행동으로 말하는 것이 참 지식인의 모습일 것이다.

교묘한 화술로 도피구를 마련한 채 적당히 비판적인 모습들을 볼 때 걱정스럽다.

미증유의 수해와 차마 입에 담지 못한 패악(悖惡)한 죄악상들을 보며, 도덕적 파탄에 직면한 우리 사회가 지향한 지식인의역할은 과연 무엇인가를 재삼 생각해 본다.

예로부터 인재(人災)건 천재(天災)건 간에 나라에 잘못된 흐름이 있다면, 스스로의 부덕(不德)을 탓하는 것이 지도자의 미덕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교육 전반에 걸쳐 마치 난파 직전의 배를 탄 듯 국민들의 불안과 조바심의 노예로 된 오늘, 좋던 나쁘던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정치인들이 제일 먼저 스스로를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특히 여야의원들에게 고언(告言)한다. 국민들의 아픔을 외면한 채 차기 대선에서 집권당이 되기 위한 비도덕적인 인위적 조작을 결단코 해서는 안된다. 국민을 볼모로 개혁이란 이름하에 둔갑시켜 정치를 난도질하고, 그에 가공한 사람들이 여전히 성세를 과시하는 사회는 올바른 사회가 아니다.

부도덕한 정치인이 오만할 수 있는 사회에서는 기강이 무너지고 상하가 없으며, 각자의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리당락의 행위를 활용하게 마련이다.

이로써 민족은 자부심을 잃고 자존, 염치, 예절이 사라진다. 법치주의에 대한 시민적 신뢰가 무너진 상태에서 패륜적 범죄의 증가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다. 필자는 오늘의 이 참담한 현상의 당신들의 책임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신들이 나름대로 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걱정하며 수없는 밤을 고뇌로 새운 것도 알고 있다. 신성한 민주정치의 성숙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 상호 반목하여 민족을 좌절시킨 정치지도자 권력에 굴종하고 명리를 탐한 지식인의 악역도 있어 왔다.

솔로몬의 지혜 본받아야
그 누구도 절대선을 자랑할 수도, 또한 그 누구에게도 절대악을 책임 물을 수도 없다. 태풍이 몰아치는 배에서 방향타를 놓은 채 서로 자리다툼을 일삼은 정치인들이 어떻게 민족이 가야 할 운명적인 방향타를 쥘 수 있을 것인가?

민족의 운명 앞엔 그까짓 무슨 당(黨), 무슨 당의 이익 따윈 아무것도 아니다. 정치인들의 정치적 영욕이나 그들과 야합한 재벌들의 안위 따위는 참으로 ‘너절한 쓰레기’일 뿐이다. 솔로몬의 재판에서 생모가 양보하듯 당신들이 양보하고 화해하는 것만이 정치인들이 살길이며, 민족을 살리는 길이다.

인간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참된 우국심으로 그릇된 욕심을 버려 스스로 사지에 들어가는 각오로 나서라. 당신들과 똑같이 허황된 명분과 하잘 것 없는 실리를 위해 ‘국민’을 도용한 채 조그만 세력다툼에 집착하는 여당과 야당이 칼자루를 쥐어보았고, 또한 쥐고 있기에 그래서 원초적 책임을 당신들에게 묻는 것이다.

당신들이 진실로 회오하고 민족의 장래를 앞세울 때 사지에서 능히 생환할 수 있으며, 그때 비로소 참된 정치가로 존경받을 수 있을 것이다.

민족의 단결과 화합의 시대에 걸림돌이 되는 일은 과감하게 떨쳐버려야 한다.

분열을 지나 위기에 처한 오늘, 언제까지 당신들은 강건너 불 구경만 할 것인가. 절망을 벗고 민족이 함께할 확실한 청사진을 지금 당장 제시하라. 그리고 ‘당신들의 국민’이 아닌 ‘참 국민’의 마음에 겸허하게 깨달음의 자세로 서라. 정치인은 부디 역사 앞에 숙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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