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는 언제 찾아 올까?

2016년 3월 한반도의 날씨는 무척 변덕스럽다. 봄은 왔는데 봄이 아닌 것처럼 춥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 할까? 우리의 일상적인 마음이 움추러 들고 있다. 연초부터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위협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정권은 2016년 1월 6일 제4차 핵실험을 한 후 이어 2월 7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여 우리의 가슴을 써늘하게 하고 한반도를 극도의 긴장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도발의지를 꺾기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실시 중에 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2016년 3월 2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재 결의안 제2270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북한의 제4차 핵실험 후 57일 만이다. 57일 동안 미국과 중국은 서로 다른 입장차이를 드러내며 줄다리기를 계속했고 이에 소외된 러시아는 미∙중합의안에 몽니를 부렸다.

우리 정부당국자는 “결의안은 70년 유엔 역사상 전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비군사적 조치로는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결의”라며 “거의 모든 조항이 의무화 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정은 정권이 아파할 회초리(매)격인 ①석탄 철광석 등 광물수출 금지, ②군사용 항공유 공급 중단, ③금수품 선적이 의심되는 북한선박의 입항 금지 등이다. 말은 무성하고 글로도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다. 다만 실행은 미지수다. 2015년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24억 달러 중 광물비율이 45%나 달해 중국이 회초리(매)로 때린다면 김정은 정권의 외화벌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은 회초리를 들되 때릴 마음은 없는 것 같다.

석탄∙철광석의 경우 ‘민생목적으로. WMD(대량살상무기)와 무관한 경우’에 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북한이 회피할 수 있는 구멍(loophole)으로 지적되는 단서조항을 달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는 미∙중이 합의한 내용에서 “여객기를 위한 해외 급유 허용과 조선광업무역개발회사(KOMID) 간부에 대한 제재, 북한 나진항을 통한 외국 석탄의 수출은 예외를 인정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대북제재에 물타기를 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행태다. 대북제재라는 그럴듯한 명제를 만들어 냈지만 바둑∙장기판에서 강대국들이 꽃노리패를 만들고 차∙포를 맘대로 굴러가게 장난치고 있다.

결국 한반도 문제는 우리의 의지보다는 강대국들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 한반도는 가장 고약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속칭 강대국(코끼리)에 둘러 쌓인 토끼가 아니라 풀밭이다. 토끼는 도망갈 수 있지만 풀밭은 도망갈 수 없다. 강대국(코끼리)들이 사랑을 하던 싸우던 풀밭은 망가질 수밖에 없다. 둘이 합쳐도 살기 힘든 판인데 이념∙사상∙체재로 분단된 남북한은 서로 총부리를 맞대고 원수처럼 싸우고 있다. 가장 군사밀도가 높고 언제 화약고가 터질지 모르는 위험한 곳이다.

그러니 북한에 김씨왕조정권(이하 김정은 정권)이 존재하고 남북한이 분단된 이상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는 없다. ‘공포의 힘의 균형’에 의한 불안전한 평화가 유지되고 있을 뿐이다. 이것이 분단된 남북한의 불편한 진실이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의 남북관계는 우리가 북한에 일방적으로 퍼주기를 하니 북한이 받아 먹는 대가로 잠시 도발을 주춤 했을 뿐이다. 그 도발 주춤 기간 중에도 NLL침범, 제1∙2연평해전, 사이버테러 등은 지속되었다. 적지 않은 우리의 국군장병들이 죽어갔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은 국군수도통합병원에 마련된 전사자 빈소를 조문하기는커녕 빨간 넥타이를 메고 일본으로 건너가 한∙일월드컵 결승전을 참관했다. 국무총리, 국방부장관, 합참의장도 조문하지 않았다. 제2연평해전의 전사자 의무병 박동혁 상병의 어머니는 “내 아들 박동혁은 김대중이 죽였다”고 울부짖으며 절규했다.

우리가 평화를 원하면서 퍼주기를 하는 동안 북한은 핵개발을 지속했다. 그런데 우리는 북한이 숨겨 논 핵개발의 심각한 위협을 간파하지 못했다. 간파하지 못한 게 아니라 방기(放棄)하고 방치(放置)하며 핵개발을 도왔다.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개발하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은 일리가 있다”고 하면서 북한의 대변자 혹은 옹호자 역할을 했다. 이처럼 우리는 잘못된 지도자와 잘못된 판단으로 강도에게 시퍼런 칼날을 쥐어 줬다. 그 칼날이 우리의 목을 겨누고 있다.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후 북한 김정은 정권은 우리 대한민국을 향해 아주 노골적으로 핵공격∙핵참화∙핵전쟁 위협을 하고 있다. 북한은 핵을 개발하면서 ‘미국의 적대시 정책’에 대한 자위적 조치 혹은 대미협상용이라고 하더니 이제 와서는 “청와대를 날려 버리겠다.” “한라산에 공화국 국기를 꼿겠다”고 하면서 북한핵이 대남적화용임을 노골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것도 부족해 2016년 3월 4일에 김정은은 “실전 배비(배치)한 핵탄두를 임의의 순간에 쏴버릴 수 있게 항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2016년 3월 9일에는 김정은이 직접 핵탄두의 소형화∙표준화∙경량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핵탄두로 추정되는 구형 물체의 모습과 설계도를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핵탄두를 경량화해 탄도 로켓에 맞게 표준화∙규격화를 실현했다”며 “운반 로켓을 더 많이 만들어 미국보다 먼저 핵 타격을 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2016년 3월 11일 북한 조선통신에 의하면 김정은은 “새로 제작한 핵탄두의 위력 판정을 위한 핵폭발 시험과 핵공격 능력을 높이기 위한 시험들을 계속하라” “핵탄 적용 수단의 다종화로 지상과 공중∙해상∙수중에서도 핵공격을 가할 수 있게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북한은 2016년 3월 12일 군 총참모부를 내세워 ‘서울해방작전’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서울 모형을 만들어 놓고 주요 시설물을 타격하는 ‘서울해방작전’ 훈련을 실시 중이라고 국방부 관계자가 2016년 3월 15일 밝혔다.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수는 없다. 핵을 포기하는 순간 가장 못사는 나라, 인권유린국가로서 국제사회의 미아로 전락한다. 또한 그의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이 그토록 집착을 갖고 추진한 핵개발을 멈출 수도 없다는 것이다. 1962년에 김일성은 경제∙국방 병진 노선을 채택하고 제시하면서 ‘한 손에 무기를 다른 한 손에 낫과 망치’라는 구호를 내 걸었다. 김일성은 핵에 대한 집착도를 더해 갔다. 김정은은 선대(先代)의 노선을 계승하여 2012년 4월 13일 북한헌법을 개정, 핵보유국임을 명시했다. 그리고2013년 3월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은 경제건설과 핵무력의 병진 정책을 채택, “핵보검(寶劍)을 더욱 억세게 틀어 쥐겠다”고 하면서 핵무장 의지를 확고히 하였다. 그리고 끊임없이 핵무력을 강화해 이제는 소형화∙표준화∙다양화 했다고 국제사회에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북한에 완전히 속았고 놀아났다. 이제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는 북한의 핵공격 위협 속에 멀어져만 가고 있다. 통탄만 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 원인을 찾아 대비해야 한다.

남북한이 사용하는 자주∙평화∙통일이라는 글자는 똑 같다. 그런데 그 의미는 완전히 다르다. 그 결과 모든 회담에서 총론에는 합의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한 발자국도 못 나간다. 북한이 주장하는 자주는 주한미군철수다. 평화는 남한에서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 완전 적화통일 된 상태를 말한다. 그러니 김정은 정권이 존재하는 한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는 있을 수 없다. 진정한 평화는 북한주민들이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리고 새로 탄생된 정권이 대남 우호정권 즉 친한(親韓)정권이 들어서야만 가능하다. 그 길은 멀고 험난하지만 우리는 그 길을 찾아야 하고 그 길을 가야만 진정한 평화를 누릴 수 있다. 북한주민들을 깨우쳐 우리와 함께 줄탁동시[啐啄同時]하는 평화통일의 길을 찾아야 한다. 유엔 등 국제사회와 연대해 북한주민들의 인권을 신장시키고 통일의 마중물인 심리전을 더욱 강화하여 북한주민들이 “김정은 정권이 정말이지 이래서는 안 되겠다” “김정은 정권아래서 아 속았구나”라는 말이 나오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서 북한주민과 김정은 정권을 분리시키고 통일의 촉진물인 북한주민들이 우리 남한사회를 동경하여 우리와 함께 평화통일을 이루도록 하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통일의 장애물인 김정은 정권을 제거해서 없애 버려야 한다. 김정은 정권은 과거에 박정희 대통령과 전두환 대통령을 시해하려고까지 했다. 우리는 김정은을 제거하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이 변하지 않으면 자멸할 것이라고 하고 기존의 방식으로는 북한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하자 김정은 ‘참수작전’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진즉 해야 할 일이 이제 고개를 막 들고 있다. 우리 언론 또 자성해야 한다.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 적의 괴수를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라고 호칭하고 있다. 동맹국인 미국보다 북한을 우선하여 ‘미∙북 관계’가 아닌 ‘북∙미 관계’라고 표현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 김정은 정권은 분명한 주적(主敵)이다.

그리고 김정은 정권하에서 신음하는 동포(북한주민)들을 구해내야만 진정한 평화가 이뤄진다. 병아리가 부화할 때 밖으로 나가려고 안쪽에서 부리로 신호를 보내는 것을 ‘줄(啐)’이라고 한다. 어미 닭이 그 소리를 듣고 밖에서 쪼아주는 것을 ‘탁(啄)’이라고 하는 데, 이것이 동시에 진행될 때 비로소 하나의 소중한 생명체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때 어미 닭은 건강한 수정란은 품어주지만 부화하지 못할 것 같은 무정란은 절대 품어주지 않는다고 한다. 심리전을 통해 북한주민들의 통일의 ‘줄’소리를 듣고 우리의 ‘탁’소리로 응답해야 한다. 김정은 정권은 통일의 장애물이므로 수정란이 아니다. 무정란이다. 절대로 품어줄 수 없다는 것을 우리 국민 모두가 일치된 생각을 해야 한다.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시 정진석 추기경은 “용서는 용서를 구하는 사람에게 용서할 수 있지 용서를 구하지 않는 사람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경 신약성서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돌아온 탕자에서 보듯 아버지로부터 유산을 미리 받은 아들 탕자가 방탕한 생활로 돈을 탕진한 뒤 빈털터리가 되어서 아버지 집으로 돌아온다. 유산을 미리 받아 집을 나가 허랑방탕하는 탕자를 아버지는 사랑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탕자가 재산을 모두 탕진하고 집에 돌아 왔을 때 아버지는 비난대신 탕자를 용서하고 사랑을 베풀어 따뜻하게 감싸 줄 수 있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적 합의, 국민적 단합 그리고 국민적 용기를 발휘하여 국가지도자가 국민들의 애국심의 뒷받침을 받고 결단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야만 평화통일을 앞당겨 진정한 평화를 누릴 수 있다. 김정은 정권의 핵위협 하에서 남남갈등을 일으켜서는 절대 안 된다.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의 체제를 부정하며 김정은정권의 노선을 따르는 세력들이 있어서도 안 된다. 북한이 ‘서울 불바다’ 하면 우리는 ‘평양 불바다’라고 하고 도발하면 ‘북한정권 궤멸’이고 전면전 하면 ‘김정은의 죽음’을 선포해야 한다. 우리는 인구가 5000만 명이다. 북한은 2400만 명이다. 전면전 시 최후 발악하는 북한군과 북한주민이 있다면 우리 국군과 국민 한 사람이 적대시하는 북한군과 북한주민 한 사람씩만 때려잡자. ‘김정은을 제일 먼저 때려잡는다’ 라는 각오로 결기 한다면 김정은은 결코 도발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피하면 김정은 정권은 기고만장할 것이다.  ‘우리는 전쟁을 원치 않지만 결코 전쟁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는 각오로 전쟁을 준비할 때 그 나마 불완전한 평화라도 유지할 수 있다. 우리가 전쟁을 피하려고 한다면 더 큰 화를 자초한다는 사실이다. 이 모든 것이 우리 몫이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한반도의 운명이 달라지고 진정한 평화가 유지 될 수 있는 것이다.

2016년 3월 16일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원로 안보교수, 민주평통 강남구협의회 자문위원

대한민국 지킴이 오  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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